코로나 해결 열쇠, 이를 쥐고 있는 곳은 독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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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펜데믹

-독일, 확진자 수에 비해 사망자 수 현저하게 낮다

-6만2천여명 확진자, 사망자는 541명 수준

[기자수첩]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펜데믹이 온 가운데 몇몇 국가의 방역체계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다. 코로나19를 막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원인이 되는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구를 봉쇄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대로 입국을 유지하는 가운데 내부 방역을 철저하게 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미국이 대표적인 국가이고 후자는 우리나라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압도적인 우리나라의 방역 시스템의 승리다. 그런데 독일은 이러한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6만여 명이 걸린 가운데 사망자는 세 자리수에 불과하다. 어떻게 이렇게 치명률이 낮은 걸까.

독일과 이탈리아 고령 인구 비율 비슷하지만 이를 가른건 방역체계

코로나19 80세 이상 사망률 20% 육박

독일과 가장 비교를 많이 하는 국가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확진자가 다량 발생하고 있다. 또한 치명률도 높은 편이라 이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고령인구 비율이 유난히 높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독일과 이탈리아는 비슷한 고령인구를 갖추고 있다. 유럽연합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65세 이상 노령 인구 비율은 2015년 21.2%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21.7%와 큰 차이가 없다. 두 국가 모두 유럽 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확진자는 유난히 이탈리아에 몰려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생활 습관 차이는 오히려 이탈리아가 더 낫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보건 통계에 따르면 과도한 음주나 흡연, 비만을 비롯한 건강을 해치는 요인에서 독일이 더 심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런 점에서 단순히 고령 비율이나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해서 확진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시스템의 승리, 독일 유럽 최고 시스템 보유

독일의료장비 세계최고 수준

이에 대한 해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찾을 수 있다. 2017년 발간한 독일 보건 개요에 따르면 독일은 보건 의료 통계에서 의료비, 인력, 시설 모두 유럽 최고 수준으로 나타난다. 의료비 지출액과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나 의사와 간호사 인력과 병상 확보율은 EU에서 최상위권이다. 그만큼 독일은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독일의 의료에 대한 지출은 높은 편이다. 1인당 보건의료 지출은 2015년 통계에서 3396유로를 차지했다. 유럽연합에서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평균인 2797유로보다 43%나 더 많은 수치다.

독일 전체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은 11.2%로 평균인 9.9%보다 1.3%나 높다. 이는 유럽연합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독일 의료비의 84.5%는 공공재정에서 나오며 개인 부담은 12.5%에 불과하다. 이 또한 유럽 연합 회원국 중 가장 낮다. 그만큼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OECD 보고서도 독일의 의료 접근성에 대해 양호로 평가했다. 이탈리아와 비교해보면 차이는 더욱 명확하다. 2015년 이탈리아의 1인당 의료비 지출은 2502 유로로 유럽연합 평균보다 10% 더 낮다. 독일과 비교하면 약 26% 적다. 그만큼 의료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탈리아 GDP 대비 의료비는 9.1%로 평균보다 0.8%, 독일보다 2.1% 각각 낮다.

독일, 전염병 대응을 위한 최대 병상 시설 갖춰

자동차 업체 코로나19 의료장비 생산

유럽연합 회원국 중에서도 독일은 의료 인프라에서도 압도적이다. 유럽연합 통계청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독일 병원의 병상 비율은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813개다. 회원국 중 최다이며 평균보다 무려 58% 많다.

인구 천명 당 의사 비율은 유럽연합 평균인 3.60명보다 0.65명이 더 많은 4.25명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3.99명이다. 독일보다 적다. 독일은 인구 1천명 당 간호사 비율도 유럽연합 평균인 8.4명을 상회하고 있다. 그만큼 의료 인력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유럽 연합 중에서도 TOP3에 속한다. 병원 근무 의사 숫자는 2004년 진단 결과에 따라 수가를 달리하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2015년 16만 3천명으로 증가했다. 2004년 12만5천명에서 4만여 명 늘어난 숫자다. 이미 독일은 의료비, 병상, 인력에서 코로나19같은 전염병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던 셈이다.

튼튼한 의료, 유지 비결은 강제보험과 사적보험

독일에서는 전통적으로 부모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특정자녀에게 양도해주고 그 대가로 해당 자녀로부터 여생을 보장받도록 하는 ‘재산양도계약’(Altenteilvertrag)이라는 관습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 독일은 보편적 의료복지를 제공하면서도 더 내고 더 많은 서비스를 받는 사적 보험을 허용한다. 이를 통해 강제보험과 사적보험을 기초로 어마어마한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OECD 보고서는 독일 건강보험은 법정 강제보험과 사적 보험이 공존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는 급여나 수입에 비례해 보험료를 내고 모든 가입자가 같은 서비스와 보험 혜택을 받는다. 전 국민 건강보험 하나만을 의무적으로 가입한다. 그러나 독일은 기본 의료를 추가 비용없이 제공하는 법정 강제보험과 더 많은 보험료를 받고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적 보험이 일종의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2009년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게 되면서 소비자가 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든다. 2015년 기준 연5만4900유로 이하의 급여를 받는 봉급 생활자는 의무적으로 법정 강제보험에 가입하도록 한다. 그 이상의 급여를 받는 고액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 공무원은 법정 강제보험과 사적보험 중에서 선택한다.

사적보험을 선택한 경우 법정 강제보험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대신 더 나은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다. 2015년 독일 국민의 88%가 법정 강제보험을 10%가 사적 보험을 이용하고 있다. 군인이나 경찰 등을 위한 특수 건강보험에 나머지가 가입돼 있다. 독일은 사적보험 도입이 의료 평등에 위배된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체제로 의료 서비스가 향상되고 소비자의 숨통을 텄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보험료를 더 내고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는 사적보험을 도입해 의료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풍부한 의료 자원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병상이나 병원 시설에 투자할 여력을 확보하게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요인이 독일에게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향후 전망은 그래도 어둡다 ‘결국 같아질 것’

그러나 독일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이는 장기전으로 가는 경우 결국에는 비슷해질 것이라고 독일 정부가 예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독일의 유난히 낮은 치명률에 대해 단순히 시작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독일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방역을 책임지는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 로타르 빌러 소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치명률은 장기적으론 다른 나라와 차이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초기 몇 달간의 통계로 대처 여부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의료원의 마릴린 아도 감염과장도 “독일은 코로나19에 의학적으로 잘 대비했다고 하기에는 아직 평가가 이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부 이탈리아는 병원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넘쳐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며 “독일은 아직 병상, 장비, 인력이 부족하지 않아 치명률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디언은 독일의 높은 검사율과 기저 질환자는 코로나19가 아닌 기저질환을 사망원인으로 보는 사망자 데이터 수집 방식의 차이도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코로나19 검사 능력은 전 세계 어느 나라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보험의사 협회는 하루 1만2천명, 빌러 소장은 한 주에 16만 명 검사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이탈리아의 경우 무증상 젊은이는 검사하지 못하고 코로나19 증상을 나타내는 노인을 중심으로 검사한 게 높은 치명률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독일의 권위 있는 주간지 디 차이트가 보도했다.

결국 독일은 원하는 사람을 포함해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검사했기 때문에 사망자 비율이 낮은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검사자 선택 문제는 비율이 낮은 것을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체 사망자가 적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독일은 차분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경계 풀지 않고 차분하게 주의 환기

英 앙겔라 메르켈 총리 입원·日 곧 ‘긴급사태’

코로나19를 맞이하는 독일의 모습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태도에서 드러난다. 엄중하고 진중하게 이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여러 차례의 회견, 연설에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행동했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인구의 70%가 감염될 수 있다고 과학자의 말을 빌려 경고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국민에게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독일은 1296명 확진자와 사망자 3명인 상황이었다. 섣부르게 헛된 희망을 주거나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지 않았다. 또한 독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의 과학자와 의학자에게 국경 부분 통제, 국민 이동금지 등 방역 정책을 맡겼다.

스스로는 국민을 설득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 지도자로서 아직 인류가 제대로 모르는 바이러스에 대해 과학적, 의학적인 부분만을 강조했다. 이를 정치적인 치적이나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의사와 접촉했다는 점을 들어 스스로 자가격리에 나섰다. 국가 지도자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지난 22일 독일연방공화국을 구성하는 16개 연방 주와 가족 외 2명 초과 모임 금지 등 강력한 코로나19 대응 방안에 합의하고 이를 발표했다. 향후 독일의 코로나19 극복은 이러한 요소가 한 데 모여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